마음살핌의 원리와 실습-묘당법사님
마음은 무엇인가?
∘ 보통 마음은 감정, 심정, 느낌 등을 말하지만, 넓게는 생각까지 포함해서 마음이라 말하기도 한다.
마음은 어떤 성질을 지니는가?
∘ 마음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 : 즉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내 뜻(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다. 마음은 인연 따라 일어나기도 하고, 어떤 일에 대해 무의식의 발동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 마음 다스리기? : 마음을 다스린다고 하는데 다스린다는 것은 사실 참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 또한 잘 안된다.
∘ 내가 할 일은 없다 : 마음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일어난 마음에 대해 내가 할 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애를 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화 내지 않을게’ 라는 (노력하겠다, 애쓰겠다 라는) 약속은 사실상 지킬 수 없는 약속이다.
∘ 애쓰면 자책하게 된다 : 마음을 다스리려고 애를 써도 성과가 없으면 좌절, 자책하게 된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신을 다시 비난하게 된다. 이는 이미 일어난 부정적 마음에 또 다른 괴로움을 더하는 일이다.
∘ 내가 할 일이 없다고 괴로워 할 필요는 없다. 지켜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 마음은 내가 어찌 할 수 없다. 여기서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할 일이 없으면 그냥 있으면 되는데 뭔가 하려고 늘 애쓰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예를 들면, 부모님 중 한 분이 불치병 즉 말기 암이라면 그 병을 낳게 하기 위해서 내가 할 일은 없는 것이다. 의사도 할 수 없다고 손을 놓은 병을 내가 고칠 수는 없다. 고칠 수는 없지만 부모님이 아파하시면 해드릴 수 있는 만큼 해드리면 된다. 주물러 주시기를 원하시면 주물러드고 위로를 원하시면 위로를 해드리면 되는 것이다. 병을 낳게 해드리기 위해서는 할 일이 없지만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인연 따라 반사적으로 일어난 마음을 그냥 지켜보면 되는데, 이것이 마음 다스림이다.
∘ 잘 안되면 될 때까지 연습하면 된다 :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잘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습관이 그렇게 형성되어서 그렇다. 교사들이 학생을, 부모들이 자식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잘 안되는 것처럼, 마음을 지켜보는 것도 습관이 형성되지 않아서 잘 되지 않는다. 그러면 될 때까지 연습하면 된다. 될 때까지 해보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농구연습을 할 때 먼저 이치를 배우고, 배운대로 해보면, 배운대로 공이 골대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때는 될 때까지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지금 일어나는 이 마음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알아차림이다. 명상이나 일상 속에서 깨어있기, 수행일지를 쓰는 일 등이 모두 알아차림의 연습이다.
마음 나누기
① 마음 나누기를 왜 하는가?
∘ 알아차림의 연습 : 마음나누기는 마음 알아차리기의 연습이다. 마음을 내어 놓음으로써 내 마음, 내 모습을 알게 된다. 내 모습을 아는 것이 수행의 핵심이다.
∘ 소통 : 내 마음을 알리고 공유하는 차원에서 나의 마음을 알고 돌이킨 후 나의 마음을 상대에게 알려준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는 나의 마음을 모른다.
∘ 자기 점검의 기회 : 이야기를 내놓고 해보면 정리가 된 것 같았던 마음이 다시 올라오기도 한다. 이처럼 내놓고 이야기해보면 미처 몰랐던 나의 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나누기를 하는 것은 나의 상태에 대한 자기 점검의 기회가 된다.
∘ 알아차림과 돌이킴의 계기 :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게 되면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것이 나를 사랑하는 길이다. 상대 있는 그대로 알고 인정하는 것이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다. 마음의 돌이킴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 꺼내놓으면 가벼워지고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마음을 돌이켰다면 꼭 그 마음을 다시 표현해야 한다.
② 마음을 내 놓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 분명하고 솔직하게 내어놓기 : 마음 나누기는 마음 알아차리기의 연습이다. 마음이 분명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연습의 차원에서 분명하고 솔직하게 내어놓아 본다. 연습할 때는 ‘쾌인지 불쾌인지’ 만이라도 정한 후 분명하게 내놓아 본다. 내놓고 나누기를 하다보면 쾌가 불쾌로, 불쾌가 쾌로 바뀌기도 한다.
* 알아차림 속에는 사실 돌이킴이 포함되어 있다. 돌이킴이 없으면 분명한 알아차림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때론 알아차림을 통해 돌이킴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알아차림이 중요하다. 알아차림이 없으면 참회라 할 수 없고, 알아차림 없는 참회는 별 의미가 없다. 알아차림과 돌이킴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③ 마음을 들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 이해와 공감하기 : 수행적 차원에서는 ‘자기 알아차림’이 목적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공감 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들을 때는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상담하려면 적어도 ‘들어줄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 공감이 안 될 때는 다시 알아차림으로 : 마음나누기를 할 때 상대방의 마음 나누기를 들으면서 내 마음을 잘 살펴야 한다. 공감이 안되면 ‘싫다’, ‘답답하다’라는 마음 쪽으로 가게 된다. 그 순간 자기 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내 속의 무엇이 공감하지 못하게 하는지 찾고 알아차려야 한다. 상대방의 말 어디에 걸리고, 어디서 안 들리는지, 내가 무엇 때문에 못듣는지 에 대한 자기점검을 해야 한다.
<마음나누기>란?
마음나누기는 말 그대로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여기서 마음이란 무엇일까요? 마음이란 답답하다. 짜증난다. 슬프다. 서운하다. 기쁘다.' 등등. 일어나는 느낌, 기분, 감정 등을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나누기 할 때의 그 내용을 분류해 보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마음이고, 두 번째는 생각이고, 세 번째는 객관적 상황입니다. 객관적 상황에 대한 설명이 나누기 내용의 대부분이고, 그 다음으로 상황에 따른 생각이 나머지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마음 표현이 있는데, 마음 표현은 한 두 단어 정도로 간단하게 표현됩니다. 그래서인지 마음 표현은 빠지기가 쉽습니다. 마음나누기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 핵심인데 마음 표현이 중심이 되지 않고 변두리로 물러납니다. 마음나누기의 핵심인 마음 표현은 빠지고 부차적인 객관적 상황과 생각만 주로 이야기되기가 쉽습니다. 마음나누기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기에 마음 표현이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마음 표현하는 단어가 분명하게 사용되어야 하고, 마음이 나누기의 핵심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마음 표현을 하다 보면 단어 선택이 애매한 경우도 있습니다. 애매하면 약간은 세다 싶을 정도의 단어를 선택해 봅니다. 단어 선택 자체가 어려우면 기분 좋은 쪽인지 기분 나쁜 쪽인지 여부라도 선택해 봅니다. 마음나누기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기에 마음 표현은 분명하게, 객관적 상황 설명이나 생각은 간결할수록 좋습니다. 객관적 상황이 길어지면 마음나누기는 지루해지기 쉽습니다. 마음이 분명하게 표현되고 객관적 상황 설명은 간결하게 하면 나누기가 지루하지 않고 생기 발랄해집니다.
어떤 사람은 마음이 잘 감지되지 않아서 마음 표현은 안 되고, 생각만 표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이러한 생각이 들었는데 내 마음은 어떤가?' 하고 가만히 자신의 마음 (지금 내 기분은 어떤가? 하고 기분을 보면 좀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을 살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잘 잡히지 않는다고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마음 표현이 되도록 자신의 마음을 잘 살펴가는 연습, 즉 항상 지금 이 순간의 자신에게 깨어서 알아차리는 것이 수행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생각만 앞서고 자신의 마음이 잘 잡히지 않는 사람은 생각 너머에 있는(생각 속에 숨어있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사족: 수행의 목적은 괴로움이 없는 자가 되기 위함입니다. 괴로움이 없으려면 깨달아야 되는데, 깨달으려면 먼저 깨어있어야 합니다. 깨어있으려면 알아차림을 꾸준하게 연습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기위해 명상과 늘 함께 병행하는 것이 많은 도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여느 선지식 어른 스님들의 법문 못지않게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행 차원에서 마음 다스리기의 마음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본 블로그의 『비폭력대화(NVC)』편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마음을 '느낌'과 '욕구'로 특정하여 심화학습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12연기(무명-행-식-명색-6입-촉-수-애-취-유-생-노사)에서 '식'을 욕구(속마음), '수'를 느낌, '애'는 생각(평가, 판단)으로 보면, 겉으로 드러난 생각(망상)보다 느낌과 욕구에 집중해서 자기를 이해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공감능력을 개발하여 유쾌, 상쾌, 통쾌한(가볍고 상쾌한) 마음으로 인간관계를 소통할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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