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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h/나의 스승님 법륜스님

살생의 죄를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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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생의 죄를 지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당시에 바느질을 하다가 실수로 이를 한 마리 죽였는데, 그 죄로 등창에 결려서 고생하시다가 열반에 드셨다는 이야기를 어느 스님의 글에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모기, 파리, 바퀴벌레를 실수로 죽인 것이 아니라 그냥 막 죽였고, 심지어 7년 전에는 사귀던 애인에게 낙태 수술까지 하게 했습니다. 저의 죄는 정말 무거워 씻을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사물을 보는 각도가 다양하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우리는 ‘위대하고 전지전능하신 부처님께서 설사하며 아파서 돌아가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렇다면 ‘깨달으신 분과 그렇지 못한 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니까 그 점에 대해 뭔가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래서 나온 것이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입니다.

“현재가 아닌 과거 생에 했던 실수였지만 이 한 마리를 죽였고, 그 살생한 과보로 등창이 났다. 그러나 그 과보는 지은 인연에 비해 아주 가벼운 것이었다.” 살생한 과보를 그대로 받는다면 죽어야 마땅하지만, 수행을 많이 하셨으니까 등창이 난 정도였다. 다른 공덕으로 옅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지은 인연의 과보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흔적이 조금 남아 등창이 난 것이란 이야기죠. 이렇게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는 사람들의 의문을 해명해 주면서 동시에 교훈을 줍니다.

첫째가 우리는 이렇게 알게 모르게 지은 인연에 대한 과보를 받고 있으니, 자기에게 닥치는 갖가지 과보에 대해 원망하거나 괴로워하지 말고, 지은 인연의 과보라고 생각해서 달게 받으라는 것이고, 둘째는 그런 과보를 받기 싫거든 앞으로는 그런 인연을 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중생 세계에 있을 때에는 이런 전생 이야기가 우리 인생에 많은 교훈이 됩니다. 중생 세계에서 살 때는 내 목숨이 소중하듯이 다른 사람의 목숨, 다른 생명의 목숨도 소중한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자기 눈에 보이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도 별로 안 느끼고, 질문자가 말씀하신 대로 자기가 필요 없다 생각하면 제 자식도 죽입니다.

우리는 선량한 존재가 아닙니다. 이런 그대로의 모습, 범부중생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것을 인정해야 깊이 참회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낙태를 시키고 모기와 파리를 죽이고 바퀴벌레를 죽인 죄인이라 해서 매일 가슴 아파한다면 정말 인생이 괴로울 겁니다. 불법은 우리에게 이러한 괴로움에서 해탈하는 길을 가르치고 있어요. 이런 과보를 알아서 이런 인연을 가능하면 짓지 마라, 그리고 이미 지었으면 과보를 기꺼이 받아들이라는 것이지요.

99명을 죽인 살인자 앙굴리말라가 걷고 계신 부처님을 죽이려고 달려오면서 “멈춰라!” 하고 고함치는데 부처님께서 웃으면서 하신 말씀은 “나는 이미 멈춘 지 오래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뜻밖의 대답에 앙굴리말라는 “당신은 멈추지 않고 가지 않았느냐? 그런데 왜 멈추었다고 하느냐”며 따졌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나는 생사의 윤회를 멈춘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자네는 아직 생사의 윤회를 멈추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이 순간 오직 살인의 일념에 쏠려있던 그 미망에서 멈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기라는 것을 알게 된 살인자는 순간 정신이 퍼뜩 들어요. 완전히 미쳐 있다가 정신을 차리니 자기가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음을 알았어요. 앙굴리말라가 무릎을 꿇자 부처님은 제자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이런 살인자도 미망에서 깨어나면 훌륭한 수행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범부 중생임을 알고 늘 겸손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존재임을 알고 가능하면 스스로 생명을 죽이지 않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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