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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h/나의 스승님 법륜스님

착하고 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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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하고 착하다 @

 

어떤 제자가 스승님께 여쭈었다.

"스님께선 어떤 때가 가장 행복하셨어요?"

"그야 물론 우리 스승님께서 인정해 주실 때였지."

스승님의 책상 위에는 항상 당신 스승께서 쓰신 책이 놓여 있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인정받는 것이 그만큼 기쁘다는 것이다. 좋은 일 했을 때, 장한 일 했을 때는 누구나 인정해주고 칭찬해준다. 하지만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인간 존재 자체를 찬탄하는 경우는 드물다. 판단하고 따져서 어느 기준에 부합될 때에만 인정해주고 칭찬해준다. 그 잣대가 사람마다 다르며, 실상은 다들 칭찬에 꽤나 인색한 편이다.

 

 

천상천하 유아Your are 독존.

 

부처님께서는 태어나자마자 모든 존재를 찬탄하셨다. 부처님이 외치신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은 당신이 부처가 될 존엄한 존재임을 선언함과 동시에 모든 중생이 깨달을 수 있는 존귀한 존재임을 천명하신 것이었다. 유아(唯我:오직나)라고 하여 부처님 자신만 귀하다고 하신 것이 아니라, 유아Your are로서 모든 존재를 인정하셨다.

이렇게 인간 존재 자체를 근본적으로 인정했을 뿐 아니라 부처님께서는 평생을 살아가면서 사소한 일상에서도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불경을 읽다 보면 부처님의 따뜻한 마음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초기 경전인 [아함경]에서는 더욱 생생하게 부처님의 자상한 음성과 온화한 표정을 느낄 수 있다.

 

부처님은 상대방의 이름을 다정히 부르시는 것으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적극적인 관심으로 다가가신다.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은 상대방을 인지하고 있다는 표현이며, 상대방을 여럿에 파묻힌 대중적 존재가 아니라 오직 하나인 유일의 존재, 개별적이며 독특한 독존(獨尊)의 존재로서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어느 시인의 시처럼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하나의 의미가 되는'것이다.

석가모니는 또한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셨다. 모르는 것을 질문하거나 법을 설해 달라고 요청만 해도 "착하고 착하다!"며 지지를 해주셨고, 그 법을 알아들으면 반가워서 "착하고 착하다!"며 칭찬을 해주셨다.

 

"착하고 착하다! 비구여, 너는 즐거운 마음으로 '마땅히 나를 위해 법을 설해 달라'고 하였는가?

[사경使經]

 

"착하고 착하다! 너는 내게 마음의 좋은 해탈을 잘 물었다. 착하다, 겁파여!"

[겁파소문경劫波所問經]

 

"착하고 착하다! 팃사여, 너는 마땅히 그와 같이 그것들에 대해서 탐욕을 떠나지 못했다고 설법

해야 할 것이다." [지사경紙舍經]

 

"착하고 착하다! 부루나여, 너는 욕 참기를 잘 배웠구나!" [부루나경富樓那經]

 

"착하고 착하다! 아난다여, 존자 사리불은 누가 와서 묻는 사람이 있으면 능히 때에 따라 대답하

는구나. 착하다! 사리불은 때에 응하는 지혜가 있기 때문에 누가 와서 묻는 사람이 있으면 능히

때에 따라 대답한다. 만일 나의 제자라면 대답하기를 사리불이 말한 것처럼 해야 한다."

[부미경浮彌經]

 

"착하고 착하다! 그 마음을 잘 단속하였구나." [전업경田業經]

 

"착하다, 촌장이여. 그것은 가장 진실한 것이니라." [차라주라경遮羅周羅經]

 

"착하고 착하다. 너는 나를 보고는 스스로 마음을 거두고 모든 감관을 휘잡을 수 있었구나.

비구여, 그것은 법이니 그렇게 해야 한다." [참괴경慚愧經]

 

부처님이 이렇게 인정하고 지지하고 격려해주시는 모습을 보니, 부처님 시절 사람들이 한없이 부럽다.

오늘날 부처님을 만나는 유일한 길은 부처님의 법문을 담은 불경을 읽는 것이다. 부처님 말씀의 심심미묘한 이치를 배우기 위해 읽기도 하지만, 인정받고 싶을 때나 칭찬에 목마를 때 불경을 들추어 보라. 그때마다 부처님께서는 빙그레 웃으며 맞이해주실 것이다.

 

"착하고 착하다! 나를 만나러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