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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h/나의 스승님 법륜스님

“수행자가 가져야 할 다섯 가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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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분법신향(五分法身香) 예불문’이라 하기도 하고, 일곱 번 절한다고 해서 ‘칠정례(七頂禮) 예불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곱 번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하면서 부처님을 공경한다는 뜻이에요.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戒香 定香 慧香 解脫香 解脫知見香)’

 

첫 번째가 ‘계향(戒香)’입니다. 계율을 청정히 지킨 인격의 향을 부처님께 올린다는 뜻이에요.

‘남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남에게 손해 끼치지 않겠습니다.
남을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말로도 남을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술을 먹고 취해서 남을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지위가 높다고 교만하게 살지 않고 겸손하겠습니다.
돈이 있다고 사치하지 않고 검소하게 살겠습니다.
들뜨는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고 마음을 고요히 가지겠습니다.’

두 번째가 정향(定香)입니다.

주변을 보면 착하기는 한데 안절부절못하고 마음이 불안한 사람이 있죠? 불안한 사람 옆에 있으면 같이 힘들어져요. 또 조그마한 일에도 흥분해서 화내는 사람은 같이 살기가 힘들죠. 그래서 마음이 고요해야 합니다. 마음이 고요한 것을 ‘선정(禪定)’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착하고 조용하긴 한데 뭘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사람과 같이 일하면 답답합니다. 아는 게 별로 없고 일머리도 없어요. 이런 경우에도 같이 살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세 번째 필요한 것이 ‘혜향(慧香)’입니다. 사람이 어리석지 않고 지혜로워야 해요. 이걸 ‘혜(慧)’라고 해요.

 

계를 잘 지킨다는 것은 마음이 욕심으로 가득해서 탁하지 않고 아주 맑다는 뜻이고, 정이라는 것은 마음이 무겁지 않고 가볍다는 뜻이에요. 혜라는 것은 마음이 어둡지 않고 밝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항상 여러분더러 마음을 항상 맑고 가볍고 밝게 가지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바로 계정혜(戒定慧)를 닦는 길이기 때문이에요.

 

계정혜의 반대는 탐진치(貪瞋痴)입니다

 

 

탐진치는 우리가 괴로움 속에서 윤회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입니다. 탐진치에서 벗어나는 길이 바로 계정혜입니다. 또 수행자가 마땅히 배워야 할 세 가지 공부라고 해서 ‘삼학(三學)’이라고도 해요. 그래서 ‘계정혜 삼학’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그런데 사람이 착하고 조용하고 지혜로워도 꽉 막힌 경우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자유롭지가 못해요. 이런 사람은 어디 가자고 하면 뭐 때문에 못 간다고 하고, 늘 걸림이 많습니다. 반면에 이러자고 해도 ‘오케이, 해보지 뭐’라고 답하고, 저러자고 해도 ‘오케이’라고 시원하게 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처럼 대화를 해보면 자유로운 사람이 있어요. 걸림이 없는 상태예요. 이게 바로 해탈(解脫)입니다. 그래서 예불문이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으로 시작합니다. 계, 정, 혜, 해탈의 향기를 공양한다는 뜻이에요. 쉬운 말로 풀어보면 사람이 착하고 고요하고 지혜롭고 자유롭다는 얘기예요.

 

 

먼저 사람이 착해야 합니다. 그러나 착한 것만 갖고는 안 돼요. 사람이 좀 조용해야 합니다. 또 조용한 것만 갖고도 안 돼요. 지혜로워야 해요. 또 지혜로운 것만 갖고도 안 돼요. 자유로워야 해요. 이 네 가지 단계를 거쳐서 부처의 경지에 이릅니다. 이게 ‘해탈지견(解脫知見)’이에요. ‘해탈’은 다른 말로 하면 ‘열반(涅槃)’입니다. 괴로움이 없는 상태 또는 걸림이 없는 상태입니다. ‘닙빠나(nibbhana)’, ‘니르바나(nirvana)’라고도 합니다.

 

계정혜를 이야기할 때 설명한 ‘혜’는 제법(諸法)이 공(空)한 도리를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뭔가 꽉 차 있는 줄 알았더니 텅 빈 도리를 안다’, ‘이렇게만 해야 하는 줄 알았더니 저렇게 해도 되는 도리를 안다’ 이런 뜻입니다. 이에 비해 ‘해탈지견’은 ‘텅 빈 줄만 알았더니 시시때때로 그때그때 형편 따라 모두 세세하게 적용할 줄 안다’ 이런 뜻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계율을 잘 지켜 청정하겠습니다.
마음을 고요히 해서 선정에 들겠습니다.
어리석음을 깨우쳐 지혜를 증득하겠습니다.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부처님의 지혜를 증득하여 일체중생을 구제하겠습니다.’

 

계율을 청정히 지키고, 선정을 닦고, 지혜롭고, 자유롭고, 모든 중생을 인연 따라 다 제도할 수 있는 마음이야말로 진짜 부처입니다. 그 깨달은 마음이 곧 부처의 몸이에요. 그래서 ‘법신(法身)’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분법신향’은 이렇게 다섯 가지 수행의 향기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다는 뜻입니다.”

 

12.3.2021

아침 스님의 하루를 읽고